18 May 1시에 일어난 일요일
오늘도 어김없이 늦게 일어났다. 근데 사실 늦게 일어날 것은 알고 있었다. 같은 날 오전 7시에 잠이 들었으니까. 아니 뭐 대단한 걸 한 건 아니었다. 그냥 SNS 보고, 유튜브 보고, 뒤에 빅뱅이론 틀어놓고 그 버스에 손님 태워서 하나씩 보내는 게임 그거 하다 보니까 시간이 슉슉 가버렸다. 그래도 그 버스 게임 진행률은 90%를 넘어섰다. 이렇게 또 어디 내세우지 못할 업적이 하나 늘었다.
대충 집에 있던 예전에 먹다 남은 제육볶음이랑 된장찌개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고, 다음 번에 주문할 때는 아예 2일치라고 산정하고 덜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 PMS 때 신나게 먹을 때는 몰랐는데 생리 시작하니까 양이 많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낮 시간을 더 아끼기 싫어서 밥 먹고, 대충 양치하고, 모자 푹 눌러쓴 뒤 잔잔이 산책을 나갔다. 동호인지 서호인지 어쨌든 롯데월드 있는 쪽으로 한바퀴 돌면서 그 전통 한옥으로 만들어진 데에 들어갔는데 무슨 국악 공연에 한창이었다. 언젠가 이것도 한 번 보러 와야지. 그 롯데월드 근처 석촌호수 계단광장? 같은 데에서 나들이 나들이 나온 노인 분들 사진도 찍어드리고, 드디어 활짝 핀 장미도 구경했다. 어떤 아저씨는 잔잔이 보고 “기여?” 라고 하셔서 개라고 답변 드리니까 “여우 아녀?” 이러시는데 신기하면서도 어쨌든 예쁘고 신기하게 봐주시는 게 감사했다. 옆에 있던 그 아저씨 친구분들도 귀가 까만 것도 여우 같고, 걷는 것도 여우 같고, 진짜 여우 맞냐고 재차 여쭤보시는데 어쨌든 기분은 좋았다. 가끔 무서워하면서 피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완전 이해 가능하지만 그래도 피하시는 것보다는 “기여?”하고 말걸어주시는 분들이 당연히 반갑지. 날씨가 좋아서 잔잔이가 웃는 것도 예쁘게 잘 나왔다. 필름 카메라는 나중에 산책 알바해주시는 분 구하면 그 때 가지고 나가서 찍어봐야지…
집에 와서 쿠팡 온 거 정리하고, 잘 도착했는지 확인하고 (알고 보니 싱크대 뚫어뻥을 두 통 구매했더라), 세탁실 색감을 보정했다. 그리고 양파, 버섯, 스테이크 등 식재료도 썰어서 얼리거나 구워서 아예 정리. 스테이크 굽는 거 집에 파슬리가 없어서 end-to-end로 촬영하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세탁실에 필요한 부분까지는 확보했고, 최종 세탁실 (현재 버전)도 촬영완료. 미루고 미루던 일들을 끝내서 기분이 좋다. 애초에 미루지 않아도 된다면 더 좋겠지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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