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는 처음 / a man on the inside / the residence / bodies

세무사 결제를 다시 시도해봤지만 새로 발급받은 카드로도 IC칩이 인지되지 않는다. 결국 1일에 다시 방문하기로 하고 다른 카드 잔액 자동충전을 해두었다.

그 사이에 그 나무타일 파트는 잘 마무리되어 publish 완료… 그리고 고민되었던 썸네일 두 개 비교하는 걸로 테스트 중이다. 결과가 조금 궁금하긴 하다.

세무사 들렀다가 바로 네일샵 근처로 이동해서 대기중… 이번 주 내내 미술 수업에 가지 못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대신 넷플릭스 시리즈를 3개나 주파했고 –  A Man on the Inside, The Residence 와 Bodies – 새로운 시리즈 – Young Sheldon – 을 시작했다.

결론만 놓고 보면 a man on the inside 는 되게 좋았다. 뭔가 시리즈 길게 끌지 않아서 좋았고, 노인들이 많이 캐스팅된 것도 좋았다. 노인들이 즐겁게 지내는 모습이 많이 나오는 것도 좋았고. 그리고 그 누구냐 굿플레이스의 마이클 역할 하시는 배우 목소리랑 딕션이 듣기 편해서 그것도 좋았다. 대단한 생각을 들게 하지는 않았지만, 애초에 생각이 많아지도록 하는 컨텐츠는 취향이 아닌지라 재미있게 보았다. 잊을 만할 때마다 다시 볼 것 같다.

the residence는 폰트나 유화로 연출한 것은 되게 마음에 들었고, 백악관 배경인 것도 좋았고, 억양이 다양한 것도 좋았는데 회차를 채우기 위해서 특별한 development는 없이 이런 맥락도 등장하고, 저런 맥락도 등장하고 한 것이 너무 길게 느껴졌고, 살해당한 피해자가 결국 모두랑 싸웠던 건데 주변에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너무 못된 것 같아서 불쌍했다. 사실 나쁜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닌데 그냥 업무 환경 자체가 너무 toxic 했던 것 같아서. 근데 또 다른 한편으로 막 모두가 천재라고 하는 명탐정이 초반에 놓친(!) 단서를 막판에 찾아서 그 이후로 사건이 척척 해결되는 식으로 문제가 풀리는 건 너무… 지루했다. 이게 한 권짜리 추리 소설이면 또 모를까 8개 에피소드를 보면서 8시간을 쓰고 있는데 다른 사건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고 사실 전말은(!) 하고 끝나는 게… 너무 질질 끌었어.

아 그리고 살인 사건 일어나고 일주일 뒤에 대통령 부부가 백악관 맞은편의 다른 거주지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데 내가 살고 있는 환경의 집단적 경험의 여파인지 뭔가 부정적인 것이 연상되어서 유쾌하지 않았다. 전쟁이 나더라도 지도자는 궁을 지키는 것이 맞지 않나. 어쨌든 뭐… 그래도 drawing 들은 나쁘지 않았다.

Bodies 같은 경우에는, 인트로에 바이올린 음악이 기대를 부풀려서 보기 시작했고, 되게 흥미로운 소재라고 생각했는데 결론은 타임머신…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시간 모순도 해결 못하지 않았나…?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 소재에다가 캐릭터들도 다 매력적이고 진짜 좋았는데 결론이 진짜 허무해서… 특히 모든 문제가 “한 남자의 사랑 받고 싶었던 욕구”로부터 일어났다고 생각하니까… 아… 네… male loneliness epidemic 아 네 뭐 그렇죠… 우리 모두 트라우마를 가지고도 에이 뭐 인생이 원래 – 같지, 하고 살지 않나요… 그리고 문제 해결도 결국 “그 지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받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된 그 남자의 회한”이었다고 생각하니까… 글쎄… 그리고 또 한 편으로는 시간, 물리, 과학과 같은 주제에 대한 영국인들의 집착은 흡사 연애, 결혼, 사랑에 대한 한국인들에 집착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토리를 가능하게 하는 원리가 뭔지 궁금해서 나름 집중해서 봤는데 이런 표현 자주 쓰지 않지만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근데 타임 머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되게 좋았어, 그건 부정할 수 없음.

Young Sheldon은 사실 조금 놀랐던게 2024년까지 7개 시즌이 나온 걸로 되어 있었다. 미국 인턴 맨 처음 갔을 때 Young Sheldon 포스터 보고 좀 의아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게 벌써 일곱 시즌이나 나왔더니 새삼 세월이 감개무량했다. 그것 말고는 아역 배우들의 딕션이 좋아서 그냥 배경으로 틀어놓기 좋고,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짧아서 시간이 훅훅 지나간다. 조지랑 메리가 아직 사이가 좋은 시절이었던 것 같아서 그것도 좋다.

사실 매번 비슷한 시트콤들만 돌려보고 있는 와중이라 이렇게 새로운 것을 보는 것도 신선해서 좋았다. 그리고 의외로 엄청 실망하지 않는 선택들인 것 같아서도 좋아. 다만 쇼츠 이런 데에서 티저 보고 이거 재밌겠는데? 싶어서 찾아보면 한국 넷플에는 없을 때가 많고 그렇다고 내가 그 국가 설정을 우회해서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하지도 성실하지도 의욕적이지도 않아서 그 부분은 아쉽다. 근데 뭐… I guess not bad…

근데 그래도 차라리 잠을 좀 더 제대로 잘 수 있으면 그게 더 좋을 것 같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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